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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싫다] 손수호

서고

by 와이덕트 2022. 6. 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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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변호사가 쓴 직업이야기.
세상에 분명 공존하고 있는, 저 먼 나라의 사람들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 그것도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수도권 어딘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다수이다. 인간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물론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와 영업상의 기밀에 따라 실제 자세한 내막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범죄가 존재한다는 사실, 우리가 가진 제도의 한계에 경각심을 갖게 해준다. (책에는 변호사로서 필요한 자질이나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도 있다.)


모든 걸 의심하게 된다.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 우리 편부터 먼저 의심해야 한다. 의뢰인은 나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부끄러운 일을 모두 털어놓진 않는다. 일부분이라도 감춘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도 의심해야 한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다. 사람이 싫어진다.

part1:아비정전 - 하는 일이 이렇다 보니 중에서

part1:아비정전 - 천하제일 거짓말 대회 중에서
재판장에서 거짓말을 잘하는 상대 변호사를 눈여겨보고서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한다. 거는 기대도 컸다고 한다. 한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데서 더는 채용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사람이 싫어진다고 한다.

part2:중경삼림 - 선악의 경계 중에서
공감 능력을 가장한 변호사들이 국회 의원 자리를 갈망하고, 방송 출연을 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선을 느낀다고 한다. 사람이 싫어진다고 한다.
소송 대리인으로서 오늘 맡은 사건에서는 옹호했던 입장을, 내일 맡은 사건에서는 반대로 공격해야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사건이 싫고 그래서 사람이 싫다고 한다.

그 뒤로 3장부터는 실제 수임 사례들을 각색해서 소개한다. 사람이 싫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음주 운전임을 누구나 다 알지만, 측정 증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고 내고 측정을 안 받으려고 도망쳐서 있다가 자진 출석하는 사건도 있다(책에서는 같이 소개한 유명인 사건의 주인공들을 실장님과 드림팀으로 호명했다). 연예업계 이면의 모습이라던가. 가정폭력, 성범죄, 사기와 폭력,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특히 보이스 피싱을 시작으로, 각종 사기에 대해서 많이 나온다. 저자는 사기꾼이 얼마나 세상에 널려있는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교활하고 간사하고 몰염치하다고 한다. 어울리면 언젠가 털린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사기는 형량이 무겁지 않고 아무나 한 명만 걸려들면 크게 남는 장사라고 한다. 사기꾼 변호사도 많고 사기당한 변호사는 더 많다고 한다. 본인이 사기당한 이야기도 몇 번 들려준다. 계속해서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음을 알려준다. 자꾸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피로감에 저절로 인간관계가 싫어지게 마련이다. 나쁜 면만을 계속해서 보다 보니 나도 인간이 싫어진다. 머리가 아프다. 밝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진다. 아, 이것들이 거짓말이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이니까. 내가 다 무섭다. 이게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 역시 귀신보다 사람이 훨씬 무섭다.


그림 : 만화 [헬크] 중에서. / 인간에 대한 실망감에, 비하하는 말로 바꾸어 ㅈ간(좆간)이라고 하는 말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무려 20곳에서 사람이 싫다는 문장과 표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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