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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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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덕트 2022. 6. 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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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55p를 보면 개들은 나가서 냄새 맡고 소변을 남기는 것이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대변도 남긴다.) 다른 여러 습성들처럼 그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제대로 관리해 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며칠 전 반려견과 들어오려는 아저씨에게 한 학생이 들어가선 안되는 규칙이 있다고 제지하는 것을 얼핏 들은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보았으니까, 축구공 놀이를 즐겨 하는 입장에서 목격했던 일들을 소개하고 싶다.

공원에 개들을 이끌고 온 사람들이 인조잔디 풋살장, 인조잔디 축구장 안에 개들을 풀어놓고 좋아한다. 흐뭇하고 행복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손뼉 치고 웃고 응원한다. 그 개들은 마음껏 뛰고 소변과 대변을 남긴다. 다수의 견주는 그냥 간다(전날 싸 놓은 똥들이 있는 경우가 잦았다). 일부 견주들은 잔디에 묻은 똥까지 닦아내진 못해도 큰 덩어리들은 그나마 가져가기도 한다(사실 똥 좀 치워달라고 하거나 똥 쌌다고 알려줘야 치우는 게 다수였다. 특히 가족 단위로 와서 가장을 맡은 아저씨의 경우라면 네가 뭔데 그러냐는 식의 대응도 있다.)
다음날이 되면 아직 유치원도 가지 못한 아이들, 유치원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잔디구장에 온다. 어린이용 축구 수업이 열리기도 한다. 공도 차고 뛰어놀다가 눕고, 엎드려서 수다도 떤다. 때로는 인조잔디가 날려서 입안에 들어갈 정도로 즐겁게 어울린다. 전날 개들이 용변을 남겼던 그 자리에서.(어쩌면 좀 전에 남겼을지도 모른다.)
친분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사실을 말해주고 눕지 않도록 하지만 나머지의 경우는 무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예절교육이나 함께 산책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바는 다음과 같다. 강아지의 입장에서 무엇이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최대한 명료한 선택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개들은 인간과 다르게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으므로 언어 사용은 일단 자제하는 게 좋다. 반면에 인간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능력은 타고났으므로 항상 침착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간단하고 명료한 행동만으로 반려견이 해줬으면 하는 것을 유도하는 게 좋다.
ー 주인을 보니까 가만히 서서 무표정에 여기도 보지 않고 소리도 내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주인 옆에 가 본다. 그래도 주인에게 변화가 없다.
***을 했다. → 주인 변화 없다.
***2를 했다. → 주인 변화 없다.
***3를 했다. → 주인이 간식을 준다.
***3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는구나. 하지만 우연일 수도 있다.
몇 번 반복해 보니까 ***3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게 분명하다.ー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형욱 훈련사님은 이 책을 통틀어서 건강하고 올바른 반려견에 어울리는 보호자가 되려면, '애완'에서 '반려'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처럼 견주부터 좋은 사람(항상 침착하며 반려견이 기댈 수 있는 듬직한 대상. 역설적이지만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반려견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더 적지 않을까)이 되어서, 보호자가 바라는 반려견에 걸맞은 좋은 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물론 반려견을 매일 홀로 집에 두는 일이 없는, 준비된 사람만 해당된다. / 책에는 호주에서 교육받을 때 보았다는 내용도 있다. 몸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홈리스였지만, 그는 반려견을 소중한 친구처럼 대했다. 자신을 존중하고 아껴주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반려견은 편안해 보였으며, 또 느긋하고 다정하게 서로가 같이 자고 걷고 쉬고 먹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생각과 감정을 가진 생명체로서, 주인에게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애정을 쏟는 존재이며, (반려견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되돌려 받기 위해 사랑을 주는 사람은 없겠지만) 사랑을 받으면 반드시 사랑으로 보답하는 존재가 반려견이다.
하지만 반려견은 인간과 명백하게 다른 특징을 지녀서 이해하는데 지혜가 필요하다(그래도 개들은 인간에 맞춰서 진화해왔다고 하는데, 우리 인간이 본능적으로 개들을 이해하려면 함께해야 하는 시간이 아직 한참 더 필요한 모양이다).
한데 우리는 이미 방송을 통해 소개된 많은 경우를 보아왔다.
견주에게 필요한 지혜가 없는데도 반려견을 로봇 정도로 착각하고 키우기를 선택하는 경우, 실제로는 없는 지혜가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와 더 나아가 '편향 맹점(bias blind spot)(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바는 편향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비합리적인 주장은 편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현상)'까지 커서 올바른 지혜를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까지도.

지각과 감정이 있고 여러모로 의존적인 생명체를 키우는 일에 대한 결정은 부디 신중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길이지만,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한 인간으로 성장하듯이, 사회 전체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성숙해지는 길을 걸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이대로 진척이 없다가는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공생 관계, 파트너십를 유지했던 개들이 떠나갈지도 모른다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상상도 해본다. (전 지구적으로 멸종 위기이면서) 인간의 입장에서 유익한 점이 없기 때문에 자유를 만끽하는 한반도의 고라니나 아프리카의 얼룩말처럼, 개도 인간이 좋아하는 점(예를 들어 인위적으로 기형으로 만든, 인간 기준에서 귀엽다는 자신의 외모)을 훌훌 떼어내 버릴 수만 있다면 (인간이 붙잡아서 가두지 않을 테니) 떠나가서 자유롭게 살려고 하지 않을까. ― 하지만 인간에게 불필요하고, (오히려 해를 끼치는 데다가) 개체 수까지 많다면 아마 인간에 의해서 몰살 당할 거다. 마치 넘쳐나는 유기견, 유기 동물들처럼.


"개 훈련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6년전만해도 이런 개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없었죠. 훈련사들이 유명하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압박하는 교육이 흔했고 그걸 너무 쉽게 아무 생각없이 행했죠. 세나개 초장기때만 해도 산책이라는 개념이 없는 보호자들이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그 때만해도 저는 ─ 강아지가 따라다닌다고 왜 압박하는거야? 말도 안돼! ─라는 식으로 압박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뭐라고 했었죠."
"근데 그래서 그런지 이때, 하나도 압박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가르쳐주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서 마냥 세상은 맑고 아름답고 행복하며 거절이란 걸 모르고 성장도 모르고 결핍이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는, 개들에게 정말 사랑만 주고 싶은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상황이 굉장히 엉뚱해지고 있었어요. 반려견에게 감정을 너무 심하게 이입하거나, 아니면 이입하는 건 그렇다 쳐. 반려견 행동 하나하나에 쩔쩔매고 아무것도 못하는 보호자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내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의 목을 물고있는데 말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도 봤고요. 내 개가 차도로 뛰쳐나가 줄을 질질 끌려다니면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넘어질 뻔해도 ─ 내 개는 이유가 있어! 냄새를 맡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라고 말하고, 또 내 개의 냄새를 맡으려고 무작정 달려오는 강아지를 보고 내 개가 싫어서, 피하고 싶어서 나한테 점프를 하는데 정작 상대 보호자는 환하게 웃고 있어."
"그냥 그러고 싶고 내 반려견을 아주 고귀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옛날엔 학대로 고통을 줬다면, 요즘은 다른 양상으로 개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어요."
"아무것도 스스로 생각 못하게 하고, 스스로 조절력을 기르지 못하게 하고, 너무 쾌락적으로만 키우는 거죠. 규칙 안가르치죠, 왜냐면 내 반려견이 고통스러우니까. 학생이 아침에 일어나 학교가는 것도 학대라고 할 사람들이에요."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고, 그로인해 반려견들이 너무 힘들어하는게 느껴져요. 아무도 이 반려견을 말리는 사람이 없어요. ─너 시끄러, 가만있어─ 이 말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에요."
"이런 위험한 사람들, 내 반려견에 취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대놓고 학대하는 사람들보다 더 교육하기 힘들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https://www.dogdrip.net/index.php?document_srl=2925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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